낙서장

부끄러워 하는마음(2)

노신사노신사 2018. 12. 16. 09:09



학문이란 사람 되길 배우는 건데,


사람에게 젤 중한 건 실천이라네.


말만 능히 잘하면서 실천 못하면,


옛사람은 이를 일러 광대라 했지.


성실한 맘 가지고서 신독을 하되,


재계하는 듯이 마음 경건히 하며,


남들보다 백배를 더 애를 쓴다면,


그게 바로 부끄러움 아는 것이네.

學者學爲人
人道行爲大
能言不能行
昔人比優俳
存誠愼其獨
齋戒思敬時
人一己百之
是之謂知恥


  이 시는 숙종 때의 대학자로 우찬성을 지냈던 백호(白湖) 윤휴(尹鑴)가 지은 「백록동학규(白鹿洞學規)」라는 시 가운데 독행(獨行)에 대해서 읊은 것이다.

이 시 가운데 나오는 ‘신독(愼獨)’이란 말은 『중용』에 “군자는 자기 혼자 있을 때를 삼가야 한다.[君子愼其獨也]”라고 한 데서 나온 말로, 혼자 있어 남들이 보지 않고 듣지도 못하는 곳에서도 도리에 어긋난 일을 하지 않아 자신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은 대개 남들이 보는 데에서는 남들의 눈을 의식하여 행실을 조심하지만,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부끄러운 행실을 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남들이 보는 곳에서만 부끄러운 행실을 하지 않는 것조차도 힘든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게만 해서는 안 된다.

남들이 보지 않는 곳 남들이 듣지 못하는 곳에서도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한다면 우리 모두 군자까지는 못 될지라도 남들로부터 비난은 받지 않는 사람다운 사람은 될 수가 있다. 『시경』에 이르기를, “혼자 방 안에 있는 그대의 모습을 살펴볼 때,

으슥한 방구석에 부끄러움이 없도록 할지어다.[相在爾室 尙不愧于屋漏]”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