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슴에

더 소중한 이유..

노신사노신사 2006. 9. 7. 07:52

더 소중한 이유/陳 弼


    - 1 -
    부모가 소중한 까닭은
    나를 낳아주신 고마움 때문만도 아니고
    존경하는 마음 때문만도 아니다.
    부모가 계시어 孝를 실천할 수 있고
    그렇게 자식에게 本을 보이면
    사람이 살아가는 일에 튼실한 뿌리가 내리며,
    孝를 행하고 不孝를 저지른 만큼
    인생의 참을 깨우치게 되고
    비로소 내가 어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는 돌아가신 후에도 내내
    그리 더 소중한 것이다.


    - 2 -
    자식은 잉태되는 순간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내게 주고
    일생 내려놓지 못할 큰 짐 하나를 지워주곤
    내 근심 걱정으로 성장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까닭은
    내 피와 살을 나눠주었기 때문만도 아니고,
    유일한 기쁨과 행복을 준다거나
    늙어 힘없을 때 그들을 의지할 것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깊은 어둠에 잠겼다가도
    내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뜨는 태양처럼
    그들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사실은 가장 큰 고통을 지불한 그들이지만
    늘 따듯한 빛이 돼주려는 마음,
    내가 더 바른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리 소중한 것이며,
    그러나 더 소중한 까닭은
    세상에서 가장 더디 깨달아 후회를 남기는
    부모의 마음과 은혜를 내 자식을 통해
    더 깊이 깨닫기 때문인 것이다.


    - 3 -
    형제가 소중한 까닭은
    그들에게 어떤 德을 보기 위함도 아니고
    그들을 의지하기 때문만도 아니다.
    설령 내게 보탬이 안 되어도
    그들이 변변찮은 나를 보고서라도
    삶의 기쁨과 힘을 얻기 바라는 마음으로
    나를 더 꿋꿋히 세울 수 있기 때문에
    그리 더 소중한 것이다.


    - 4 -
    친구가 소중한 까닭은
    그들이 내게 즐거움을 주거나
    어떤 용기와 힘을 주기 때문만도 아니다.
    때론, 그들이 마음을 다치게도 하고
    외려 더 쓸쓸하게 할 때도 있지만,
    그들이 조금이라도 자랑스러워하는 친구가 되고
    친구의 좋은점을 배우고 닮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내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리 더 소중한 것이다.


    - 5 -
    부모도 아니고,
    자식도 아니고,
    형제나 친구도 아닌 전혀 남이지만
    부부가 서로 소중한 까닭은
    그 사람을 몹시 사랑한다거나,
    그 사람이 나를 끔찍이 사랑한다거나,
    또는 그 사람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만도 아니고
    쾌락을 얻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깊은 사랑 안에는
    부모나 자식에게서 얻지 못하고
    형제와 친구가 절대 대신할 수 없는
    오묘하고 독특한 세계가 있기 때문이며,
    그 귀한 선물을 준 상대에게
    가장 좋은 반려자가 되기 위하여
    아픔과 고통도 견뎌내고,
    때론 절벽과 늪도 나오는 그 세계를 알아가며
    나의 眞我가 성장하고
    내가 거듭 새롭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또한 나를 거듭 태어나게 하는 사랑이라면
    더 효성스러운 자식이 될 수도 있고,
    더 훌륭한 부모가 될 수도 있고,
    한결 더 나은 형제,
    더 나은 친구가 될 수도 있으며,
    그러한 사랑은 무엇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하여,
    내가 사랑하는 만큼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나를 힘들고 아프게 할 때도
    귀하게 얻은 그 세계를 잃지 않기 위해
    아프고 고통스러운 중에도 더 깊은 사랑에 눈을 뜨게 되고,
    신앙과도 같은 그 사랑으로 하여
    좀 더 승화된 세계로 나아가
    그 사람을 가장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착한 소망,
    마음 깊은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리 더 소중한 것이다.
    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