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어옹

노신사노신사 2008. 1. 2. 11:02

 

새아침의 명상
 
     
     어옹(漁翁) 
                김극기(金克己) 
    天翁尙不貰漁翁   故遺江湖少順風
    천옹상미세어옹   고유강호소순풍
    人世嶮戲君莫笑 自家還在急流中 
    인세험희군막소 자가환재급류중
    
     
    천옹은 어옹을 받지 않으려는지
    일부러 강호에 순풍을 적게 보내네
    그대여 인간 세상 험하다  웃지 마오
    그대 외려 급류의 한가운데 있는 것을
     
    어옹은 순풍을 기대하고 강호에 들어왔다.
    그런데 뜻밖에 강호에서조차 순풍은 좀체 불 생각을 않는다.
    순풍을 잔뜩 기대하고 강호를 찾은 어웅은
    강호행 이전 순풍은 커녕 역풍에 온갖 고초와 신산을 겪었음에 틀림없다.
    현실의 거센 풍파를 피해 강호의 순풍 속에 안기려는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강호에서조차 순풍은 잘 불어주질 않는다.
    웃고 있는 것은 어옹이고
    웃지 말라고 하는 것은 시인이다.
    앞서 천옹과 어옹의 대립이
    시인과 어옹 간의 그것으로 전이되었다.
    어옹은 강호에 순풍이 적은지도 모르고
    배 위에서 인간 세상의 험난을 비웃고 있다.
    반면 시인은 훈풍 적은 강호에서 배를 띄워놓고 유유연하는 어옹에 대한
    일종 연민의 감정을 지닌다.
    그 자신이 급류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으면서도
    인간 세상을 향해 띄우는 어옹의 조소를 시인은 조소한다.
    ㅡ<한시미학산책>
    나는 어옹인가?
    그대는 어옹일까? 시인일까?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숨가쁘게 달리고 밀려온 세월 
    이제 그 숨 고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랑, 미움, 기뻤던 시간, 슬펐던 시간 
    모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기를 바랍니다.
    함께 자리해 주신 고마운 님들
    또한 이름 없이 사랑 주신 님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日日是好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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