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흰 떡. 하녀는 산나물 白餠沈菜 (백병침채) 어느 집. 여종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여종의 남편 놈은 날마다 와서 자지 않거늘 주인집의 새 신랑이 뜻대로 간통했는데, 오히려 이를 숨기는 자는 여종과 그의 양친들이었다. 어느 날. 밤에 새 신랑이 그의 처와 함께 자다가 처가 깊이 잠든 틈을 타서, 가만히 행랑으로 나갈 때, 그 처가 잠이 깨어 비로소 알고 살금살금 뒤를 밟아서 창 틈으로 엿본 즉, 여종이 거절하면서 가로되, 『서방님! 왜 하필 흰 떡 같은 아씨를 버리고 구구히 이렇게 하찮은 저에게 오셔서 못살게 구십니까?』 『아씨가 흰 떡 같다면 너는 산나물과 같으니 음식으로 따지면 떡을 먹은 후에 나물은 가히 먹지 않을 수 없는 것이라.』 하며 드디어 입을 맞추며 운우(雲雨)가 방농(方濃)하니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