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밀양

모교서 눈물글썽인 강철 노병

노신사노신사 2013. 5. 14. 18:22

  
이제 우리나이 89세의 ‘강철 노병(老兵)’의 눈가엔 이슬이 맺혀 있었다.
지난 21일 오전 초동초등을 방문한 공정식 전 해병대사령관. 이날 초동초등총동창회(회장 남성곤) 제18차 정기총회에 참석을 위해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한 공 전 사령관은 미리 나와 대기 중이던 신진용 교육장, 이종수 초동초등 교장, 김건식·이삼석 씨 등 원로 지인, 그리고 대구서 함께한 남성곤 동창회장 등과 운동장에 서성이며 주변에 둘러 싸인 덕대산·종남산 등을 보고서는 어릴적 동심에 젖은 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교장실에 들린 그는 또한번 감회에 젖었다. 그가 해병대 사령관 재임시절 미8군 군원물자(AFK)로 모교에 교실 3칸을 지어준 흔적인 동판이 보관되어 있었던 것. 그는 그제서야 추억의 보따리를 풀었다. 어릴적 덕대산·종남산에서 소 먹이며 풀 뜯고 뛰어 놀던 추억을 마치 스크린에 비친 영상처럼 되뇌이었다.
그리고 공 전 사령관은 “그때 그런 기력과 체력이 훗날 전장터에서도 결코 젊은 병사들에 뒤처지지 않았고 무사히 군생활을 마감하는 기본이 되어 줬다”며 “초동초등 출신이란데 한없는 긍지와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를 듣고 있던 신진용 교육장이 “얼마전 TV자선전 현대사 증언을 보며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무한한 존경과 감동을 느꼈다”고 하자 “주변에서 그같은 말을 많이 전해와 감사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공 전 사령관이 행사장인 다목적강당에 들어서자 후배들이 기립 박수로 돌아온 국민영웅을 맞이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후배들이 앞다퉈 인사말을 건네 정신이 없었다. 마침 공 전 사령관 바로 옆에는 공립 1회 동기생인 안경환 씨가 함께하고 신진용 교육장, 이종수 교장, 이삼석 전 새마을운동시협의회장 등이 둘러 앉았다. 행사장은 450여 명의 동문들로 자리가 꽉 찼다.
이날 남성곤 동창회장은 1회 졸업생인 공 전 사령관과 안경환 선배에게 선물을, 재학생들은 꽃다발을 전달했다. 그리고 밀양시 재향군인회 김재희 회장, 손근희 여성회장, 진용 청년단장과 밀양아리랑울림회 신성식 회장, 강보경 총무, 조경환 이사 해병대 밀양전우회 이상천 전 회장이 꽃다발을 전달 하고 인사를 하는 등, 국민 영웅의 귀향을 환영했다.
그리고 격려사에 나선 공 전 사령관은 “정든 모교에서 동문들을 만나서 눈물이 난다”며 목이 메였다. 강철 같은 노병도 고향과 동문 앞에서는 한 없이 여린 순간이었다. 그의 격려사에는 ‘책보자기’, ‘고무신’, ‘풀피리’, ‘소풀’ 등 기성인이며 누구나 공감하는 추억의 단어로 채워졌다. 그는 해군사학학교, 미국 해병 지휘참모대학 유학, 해병대 사령관 우리나라 해병대의 살아 있는 전설이고 격동기인 1970년말 한때 잘 살아보자며 군민들과 함께한 정치인으로 밀양인의 뇌리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신성식 기자>



[밀양시민신문 36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