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 그리고 정문유안(頂門有眼)
인간을 포함하여 땅을 딛고 사는 동물은 꼭 눈과 귀가 두개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눈과 귀가 두개씩 있어야 소리를 입체적으로 들을 수 있고, 소리가 난 방향도 알수 있고, 먼곳과 가까운 곳, 땅의 높낮이 등을 알 수가 있다.
그것보담 더 중요한 것은 양쪽 귀로 두 배로 듣고, 이사람 말도 들어보고, 저사람 말도 듣고, 늘 좌우 양쪽을 관조,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아서 공평하게 판단하게 하는 조물주의 배려가 아니겠는가.
그러한 눈과 귀는 관상학에서도 중요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부귀공명하고 입신출세하여 여럿사람의 관심에 있는者의 귀는 귓밥이 두툼한 부처님의 귀와 가까운 귀라는 것인데, 특히 두눈은 그사람의 인격과 인품, 그리고 총명과 건강까지 목진(目診)되는 것이다.
북경(北經)의 일목국(一目國)에 외눈이 얼굴 한복판에 있다는, 즉 눈이 하나뿐인 일목인(一目人)이 살고 있다고 산해경(山海經)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일목인(一目人)의 예기는 세상을 편견으로 보는 의미이지만, 눈과 귀가 한개일 때는 사시(斜視)의 편견이 되는 등, 그만큼 부족을 느끼기에 애꾸도 볼 수 있다고 해서 눈이 밝다고 할 수는 없다(眇能視 不足以有明)는 것이 세상이치가 아니겠는가.
편견하는 애꾸눈 보담 더한것은 눈먼 봉사나 눈 뜬 맹인인 청맹과니(靑盲/당달봉사) 이다.
사리에 밝지 못하여 눈을 뜨고도 사물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안목없는 사람이기에 矇瞽(몽고)나 맹인(盲人) 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귀가 어두운 농매(聾昧)는 사리(事理)에 어둡고 무지하다고 하는 바이니 청맹(靑盲)하고 농매(聾昧)하다함은 무식의 염도(厭覩)인데 식견(識見)이 없다로 일목하기도 한다.
그러나, 눈도 어둡고 귀도 어둡다면 이거야 말로 가관(可觀)인 것이다.
대중을 계도한다는 관음불(觀音佛)은 눈이 천개라고 하고, 대자재천(大自在天)은 보통 사람과 같은 두 눈 외(外)에 일체의 사리를 꿰뚫어 보는 정문안(頂門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바 정문안(頂門眼)은 훌륭한 식견이나 비범한 견해를 갖춘 것을 禪家에서는 정문유안(頂門有眼)으로 나타내고 있는데,
그것이 없다면 이것이 있고, 이것이 없다면 저것이 있는 것(此無故彼有)이니 눈과 귀, 그리고 안목(眼目)없는 곳에 밝은 눈의 지혜(明眼智慧)인 정문유안(頂門有眼/정수리에 있는 눈)이 있기에 세상은 참 다행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