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금 돌아가시오.
조선 시대 초기에 청렴함의 대명사이었던 맹사성의 잘 알려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가 잠시 벼슬을 내려놓고 고향에 있으면서 강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을 때, 한 젊은 선비가 와서는 맹사성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이보시오! 노인. 지금 건넛마을에 급한 일이 있는데 보다시피 내가 새 버선에다 새 도포를 입어서 개천을 건너기가 곤란하니 나를 좀 업어서 건너가게 해주시오. 그러면 오늘 낚시를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돈은 주겠소.”
맹사성은 “제가 노인이라 기운이 많이 모자라지만, 어디 이리와 업히시오.”라고 말하면서 젊은 선비를 업어서 강을 건너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어디를 가는 중이냐고 물었지요. 이 젊은 선비는 “여기 맹사성 정승 대감이 내 부친 친구이신데, 벼슬 자리 하나 부탁하러 갑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맹사성이 이렇게 말합니다.
“젊은 양반 헛수고하러 가지 마시고 그냥 지금 돌아가시오.”
왜 그러냐고 하자, 그때서야 맹사성은 자신의 정체를 밝혔습니다. 선비는 너무나 놀라서 황급히 도망을 가고 말았지요.
이렇게 겉모습만 보고서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가 가지고 있는 부와 명예, 능력과 재주, 외모 등의 겉만 보고 쉽게 판단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스스로도 이렇게 겉으로 보이는 것만을 추구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이는 겉모습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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